7편: 수경재배 pH 농도와 EC 측정기 사용법 총정리

"눈대중으로 양액을 섞으면 안 되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물론 감으로도 키울 수는 있지만, 식물이 갑자기 잎이 누래지거나 성장이 멈출 때 이유를 알 길이 없습니다. 이때 EC(전기전도도)pH(산도) 측정기만 있으면 식물의 상태를 즉각 진단할 수 있습니다.



1) EC 측정기: 식물의 밥이 얼마나 진한가?

EC(Electrical Conductivity)는 물속에 녹아 있는 영양분의 양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수경재배 양액은 대부분 무기염류(소금기) 형태이므로, 전기가 얼마나 잘 통하는지를 측정하면 영양 농도를 알 수 있습니다.

  • 적정 수치: 일반적인 엽채류(상추, 청경채 등)는 1.2 ~ 1.8 mS/cm 정도가 적당합니다.

  • 주의점: 식물이 자라면서 물을 흡수하면 물 양이 줄어들어 EC 농도가 올라갑니다. 반대로 식물이 영양분을 너무 빨리 먹어버리면 EC가 떨어지죠. 수시로 체크하여 물을 더 부어 농도를 낮추거나, 양액을 추가해 농도를 맞춰줘야 합니다.

  • 초보자의 실수: "진하게 주면 더 잘 자라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EC가 2.5를 넘어가면 삼투압 현상 때문에 뿌리에서 물이 빠져나가 식물이 말라 죽습니다.



2) pH 측정기: 식물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가?

pH는 물의 산성도를 나타냅니다. 영양분이 물속에 아무리 많아도 물이 너무 산성이거나 알칼리성이면 식물 뿌리가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는 '잠김 현상'이 발생합니다.

  • 적정 수치: 대부분의 수경재배 식물은 pH 5.5 ~ 6.5 사이의 약산성을 가장 좋아합니다.

  • 수치 변화: 수돗물은 보통 pH 7.0 이상의 중성 내지 약알칼리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양액을 섞으면 수치가 조금 낮아지긴 하지만, 정밀한 재배를 위해서는 pH 조절제(Down/Up)를 사용해 범위를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3) 측정기 사용 및 관리 노하우

저렴한 중국산 펜 타입 측정기(만원 내외)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다만, 관리가 중요합니다.

  • 보정(Calibration): 측정기는 시간이 지나면 수치가 틀어집니다. 제품과 함께 동봉된 보정 가루(6.86, 4.01 등)를 물에 타서 주기적으로 영양점(0점)을 맞춰주어야 합니다.

  • 세척: 측정이 끝나면 반드시 수돗물이나 증류수로 센서 부분을 헹궈주세요. 양액의 염분이 센서에 굳으면 수명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 보관: pH 측정기 센서는 항상 촉촉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캡 안에 보관액이나 물을 살짝 적신 솜을 넣어두는 것이 비결입니다.



4) 측정기 없이도 관리하는 팁 (가정용)

만약 측정기를 당장 사기 부담스럽다면 '희석 배수'를 철저히 지키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양(예: 물 1L에 A/B제 각 1ml)보다 약간 더 연하게 타서 주고, 일주일에 한 번은 수조의 물 전체를 새 물과 양액으로 갈아주는 '환수'를 통해 농도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 EC는 양액의 농도(영양분의 양)를 나타내며, 너무 높으면 뿌리가 손상됩니다.

  • pH는 식물이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환경을 나타내며, pH 6.0 내외가 가장 좋습니다.

  • 측정기는 사용 후 세척이 필수이며, 한 달에 한 번은 보정 작업을 통해 정확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다음 편 예고

이론은 이제 완벽합니다. 이제 실제로 어떤 채소부터 심어볼지 결정할 때입니다. 8편: 상추, 바질, 청경채 - 초보자 추천 채소 3종 재배법에서 각 작물별 맞춤 공략법을 공개합니다.


사용자님은 측정기 수치를 꼼꼼히 체크하며 키우는 스타일이신가요, 아니면 감각을 믿는 스타일이신가요?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30편: 좁은 집을 위한 '수직 수경재배' 시스템 구축 가이드: 공간 효율 극대화

5편: 수경재배 뿌리 썩음 예방과 산소 공급의 중요성

12편: 병충해 방지: 천연 살충제 제작과 예방 수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