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빛이 부족한 방에서도 잘 자라는 음지식물 추천 베스트
처음에 식물집사가 되었을 때, 예쁜 화보 속 거실처럼 내 방도 초록빛으로 꾸미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 방은 북향에 가까워 낮에도 형광등을 켜야 할 만큼 어두웠죠. 무작정 화원에서 예쁘다며 데려온 햇빛을 좋아하는 유칼립투스와 올리브나무는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바싹 말라버렸습니다. '내 방에서는 식물을 키울 수 없나?' 하고 좌절하던 차에 '음지식물'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햇빛이 부족한 자취방이나 사무실 구석에서도 묵묵히 생명력을 뿜어내는 고마운 식물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제 뼈아픈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절대 실패하지 않는 실내용 음지식물 베스트 3가지를 추천해 드립니다.
1. 음지식물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음지식물이라고 해서 '빛이 전혀 없는 깜깜한 지하실'에서도 자란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식물은 기본적으로 빛을 받아 광합성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실내 가드닝에서 말하는 '음지'란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방 안쪽, 형광등 불빛이 닿는 사무실, 혹은 북향 창가처럼 '간접광'이나 '반그늘'이 유지되는 곳을 의미합니다.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잎이 넓어 빛을 흡수하는 면적이 크거나, 광합성 효율이 매우 높은 구조를 가진 식물들이 바로 우리가 찾는 실내용 음지식물입니다.
2. 물만 주면 알아서 자라는 덩굴, 스킨답서스
초보 식물집사에게 빛이 부족한 방을 위한 단 하나의 식물을 추천해야 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스킨답서스'를 꼽습니다. '악마의 덩굴'이라는 다소 무시무시한 별명이 붙을 정도로 경이로운 생명력을 자랑합니다.
빛 적응력: 화장실,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주방 선반 위 등 환경을 가리지 않고 무던하게 적응합니다.
특징: 흙이 다 말랐을 때 물을 흠뻑 주면 되며, 덩굴성으로 길게 늘어지며 자라기 때문에 책장이나 선반 위에 올려두면 멋진 플랜테리어가 완성됩니다. 흙 관리가 어렵거나 과습이 두렵다면, 줄기를 잘라 물병에 꽂아두는 수경재배로도 완벽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3. 빛이 없어도 돈을 불러오는, 금전수(돈나무)
개업 선물이나 집들이 선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잎이 동전 모양을 닮아 금전수라 불리는 이 식물은 척박하고 어두운 환경에서의 생존력이 1티어입니다.
빛 적응력: 오히려 강한 직사광선을 받으면 잎이 노랗게 타들어 갈 수 있습니다. 실내의 형광등 불빛이나 약한 간접광만으로도 특유의 진한 광택을 유지하며 잘 자랍니다.
특징: 잎과 굵은 줄기, 그리고 흙 속의 알뿌리에 엄청난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방에서 키운다면 한 달, 혹은 환경에 따라 두 달에 한 번 물을 줘도 거뜬합니다. 금전수가 죽는 이유는 단 하나, 주인이 물을 너무 자주 주어 뿌리가 썩는 '과습'뿐입니다. 바쁘거나 물주기를 자주 잊는 분들에게 최고의 반려식물입니다.
4. 직관적인 물주기 선생님, 스파티필름
우아하고 하얀 불염포(꽃처럼 보이는 잎)를 피우는 스파티필름은 나사(NASA)가 선정한 공기정화식물 순위권에 늘 이름을 올리는 훌륭한 식물입니다.
빛 적응력: 반음지에서 가장 잘 자랍니다. 빛이 너무 강한 창가에 두면 잎끝이 타버리므로, 방 안쪽 책상 위나 거실 안쪽이 명당입니다.
특징: 스파티필름의 가장 큰 장점은 '물주는 타이밍'을 식물이 온몸으로 직접 알려준다는 것입니다. 흙이 마르고 수분이 부족해지면 빳빳했던 잎 전체가 바닥을 향해 힘없이 축 늘어집니다. 이때 흙에 물을 흠뻑 주면 2~3시간 뒤 거짓말처럼 다시 꼿꼿하게 일어납니다. 이 직관적인 반응 덕분에 초보자도 절대 물주기 타이밍을 놓치거나 과습을 겪지 않게 해줍니다.
5. 음지식물을 키울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
아무리 그늘에 강한 식물이라도 햇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발생합니다. 바로 '흙이 늦게 마른다'는 점입니다. 햇빛이 잘 들고 따뜻한 베란다에 비해, 빛이 부족한 방 안에서는 흙 속 수분이 증발하는 속도가 2~3배 이상 느립니다.
따라서 빛이 부족한 곳에서 식물을 키울 때는 물주기 텀(간격)을 베란다 기준보다 훨씬 길게 잡아야 합니다. 지난 3편에서 말씀드린 대로 상토보다 배수재(마사토 등)의 비율을 높여 흙을 통기성 좋게 배합하고, 반드시 화분 속 깊은 곳의 흙까지 바싹 말랐는지 확인한 뒤에 물을 주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핵심 요약
음지식물이라도 최소한의 간접광이나 실내 조명은 반드시 필요하며, 빛이 전혀 없는 암실에서는 살 수 없습니다.
스킨답서스, 금전수, 스파티필름은 빛이 적은 환경에서도 뛰어난 생존력을 보여주어 초보자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방 안쪽은 흙이 마르는 속도가 느리므로, 식물의 겉흙뿐만 아니라 속흙까지 완전히 마른 것을 확인하고 물을 주어 과습을 방지해야 합니다.
다음 편 예고
내 방 환경에 맞는 식물과 배수 좋은 흙을 준비했으니, 이제 가드닝의 영원한 숙제인 '물주기'를 정복할 차례입니다. 다음 5편에서는 "올바른 물주기 타이밍: 과습과 건조를 구분하는 확실한 방법"에 대해 초보자도 절대 헷갈리지 않는 명확한 기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소통의 시간
여러분의 방이나 사무실 책상 위는 현재 빛이 얼마나 들어오는 환경인가요?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식물 키우기를 망설이셨다면, 오늘 추천해 드린 3가지 식물 중 어떤 아이를 가장 먼저 책상에 초대하고 싶으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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